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

주인공 남자가 한나의 비밀을 밝혀 그녀를 구할까 말까 고민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자기만의 약점으로 괴로워한 나머지
앞뒤가 맞지 않는 선택을 하고 인생을 무너뜨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꼭 그런게 아니라도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어쩌면 가까운 사람일수록 거울을 들이대기는 어렵다.
하물며 남들에게 그걸 까발리기야..

그래도 그가 책만 읽어주지 않고 편지라도 한 통 썼으면 싶긴 하다.

by Baik | 2010/09/10 22:08 | | 트랙백 | 덧글(0)

1Q84

너무 재밌게 읽었다. 하루키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이 민망할 정도.
이렇게 아름다운 소설을 쓰는 사람이었나.

나도 덴고나 아오마메처럼 마음의 중심에 나무처럼 단단히 심겨진 장면들이 있다.
그 중에는 떠오를 때마다 숨이 턱 막히는 것도 있고 몸의 깊은 곳까지 따뜻해지는 것도 있다. 
이 소설에서는 그런 것들이 살아가는 근거가 된다고 한다. 마음의 코어 같은 것.

나도 덴고나 아오마메처럼 갑자기 기차의 철로가 바뀌듯이 그 때를 기점으로 인생이 달라진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좋든 싫든 한 번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제는 여기에서 살아간다.
1Q84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다. 누구나 1984년에서 1Q84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나의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된 것은 언제였을까. 되짚어보게 된다.
  

by Baik | 2010/09/10 22:01 | | 트랙백 | 덧글(0)

500일 간의 섬머

섬머와의 섬머같은 사랑이야기.

고민하고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은 맘을 짠하게 한다.
왜 톰은 안되는거야?
톰이 말하고 싶었던 것을 왜 다른 사람에게서 '갑자기' 깨닫는거야?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야 가을같은 사랑을 하는건가?

by Baik | 2010/06/17 12:46 | 영상물 | 트랙백 | 덧글(0)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 남자 똑똑하고 쉽게 자기 감정에 빠지지 않는 매력적인 사람인듯 한데 그래도 그렇지 뭐냐 이 잘난 척 왠지 촘 재수없는듯..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 사람의 여행기라니 남다를 것 같아서 읽어보았다.

재미있었고..사실은 이 사람의 책 대부분 재밌게 읽곤 한다--.. 밑줄 치고 싶은 부분도 많이 있었다.

또 책 내용과 별 상관없이 십년 전 백양과 유럽 여행하던 때의 생각이 많이 났다. 상관 있나? 암튼--
뒤에서 발자국 소리만 나도 벌벌 떨었던 파리의 밤 길, 날마다 내리는 축축한 비 때문에 더 썰렁하게 느껴지던 유스호스텔의 눅눅한 냄새, 북유럽 넘어가는 배 안에서 내려다보았던 정말 새카맣고 깊은 바다, 제네바에서 모처럼 2인실 묵으면서 이문세, 이상은 노래 듣던 밤..따위따위 박물관 구경, 경치 구경 말고 주변 주로 기억들이 음습한 아이들 위주로 하나씩 떠오르더라. 나중에 소장하거나 추억을 같이한 백양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by Baik | 2010/05/31 11:02 | | 트랙백 | 덧글(0)

진실의 순간 - 스티븐 매커리

카쉬 전 이후로 일 년 만에 사진전을 관람했다. 헐 그게 벌써 일년 전이라니..재영이 세상에 나오기 전이었으니.
사진 참 잘 찍는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더니 정말 그랬다. 단체 관람하는 중딩 고딩들의 겐세이에도 불구하고 사진 참 잘 봤다. 색감과 구성도 전하는 메시지 만큼 강렬했다.

인도, 네팔 등지에서 찍은 사진, 아프가니스탄, 남미에서 찍은 사진들 위주였고 911 때 폭파 장면 등도..모래 폭풍이나 몬순 때 무릎이나 허리, 목까지 물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도 그리 평화로운 장면은 아니건만 막상 아프가니스탄이나 남미의 전쟁 속 모습들과 비교하니 일상적인 걸로 느껴지더라. 그니까 좀 해학적인 표정도 있고 마냥 가슴 아프진 않더라능. 아프가니스탄 사진 중엔 물론 그 유명한 초록색 눈의 소녀 사진도 인상적이었지만 아편 밭에서 일하는 조용한 표정의 여자 아이 사진, 탱크 위에서 빙글빙글 노는 남자 아이들 사진 그런거, 저렇게 절망적인 상황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희망이 있긴 한거야? 라는 생각에 몹시 답답했다. 이런 걸 보고도 쥐누구는 전쟁이 두렵지 않다는 둥의 소리가 나온단 말야? 마침 집에 와서 김사인의 시 '사격훈련장 부근'을 읽으니 마치 사진전 감상처럼 느껴졌다.

(생략).....
열두살 이라크 소녀 같다 폐허 속의
진한 눈썹과 큰 눈에도 초록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유구한 피곤일까 아니면 죽음 같은 절망일까
산꿩이 또 운다 궁상이다
혐오도 연민도 없이 다만 유구무언으로
부시와 럼스펠드라는 미국 사내들을 나는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소나무도 연초록일까? 그것은 무슨 뜻으로?
유구무언의, 울음도 채 이루지 못한 울음을 껑 껑 산꿩은 운다
열두살 소녀와 그의 젊은 아비의 나라에도 꿩은 있을까
.....(생략)

    

by Baik | 2010/05/31 10:08 | 전시와 공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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