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5월 31일
카쉬 전 이후로 일 년 만에 사진전을 관람했다. 헐 그게 벌써 일년 전이라니..재영이 세상에 나오기 전이었으니.
사진 참 잘 찍는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더니 정말 그랬다. 단체 관람하는 중딩 고딩들의 겐세이에도 불구하고 사진 참 잘 봤다. 색감과 구성도 전하는 메시지 만큼 강렬했다.
인도, 네팔 등지에서 찍은 사진, 아프가니스탄, 남미에서 찍은 사진들 위주였고 911 때 폭파 장면 등도..모래 폭풍이나 몬순 때 무릎이나 허리, 목까지 물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도 그리 평화로운 장면은 아니건만 막상 아프가니스탄이나 남미의 전쟁 속 모습들과 비교하니 일상적인 걸로 느껴지더라. 그니까 좀 해학적인 표정도 있고 마냥 가슴 아프진 않더라능. 아프가니스탄 사진 중엔 물론 그 유명한 초록색 눈의 소녀 사진도 인상적이었지만 아편 밭에서 일하는 조용한 표정의 여자 아이 사진, 탱크 위에서 빙글빙글 노는 남자 아이들 사진 그런거, 저렇게 절망적인 상황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희망이 있긴 한거야? 라는 생각에 몹시 답답했다. 이런 걸 보고도 쥐누구는 전쟁이 두렵지 않다는 둥의 소리가 나온단 말야? 마침 집에 와서 김사인의 시 '사격훈련장 부근'을 읽으니 마치 사진전 감상처럼 느껴졌다.
(생략).....
열두살 이라크 소녀 같다 폐허 속의
진한 눈썹과 큰 눈에도 초록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유구한 피곤일까 아니면 죽음 같은 절망일까
산꿩이 또 운다 궁상이다
혐오도 연민도 없이 다만 유구무언으로
부시와 럼스펠드라는 미국 사내들을 나는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소나무도 연초록일까? 그것은 무슨 뜻으로?
유구무언의, 울음도 채 이루지 못한 울음을 껑 껑 산꿩은 운다
열두살 소녀와 그의 젊은 아비의 나라에도 꿩은 있을까
.....(생략)
# by Baik | 2010/05/31 10:08 | 전시와 공연 | 트랙백 | 덧글(0)